정부의 부동산 정책 지지율이 석 달 만에 51%에서 26%로 반 토막 났습니다.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미 예고된 결과 아닌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7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앞두고 보유세·대출규제·공급방안을 둘러싼 7대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이 토론회가 진짜 정책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하나의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끝날지 지켜보고 싶었습니다. 보유세, 이번엔 정말 달라질까대한민국에서 부동산이 투기의 대상이 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제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시절부터 주변 어른들은 입을 모아 "집만 한 재테크가 없다"고 했고, 실제로 그 말이 틀린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들어서는 정권마다 일관..
전직 은행원이 말하는 기업여신 심사역의 속사정개인 명의의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갈수록 촘촘해지면서, 많은 자산가나 투자자들이 대안으로 법인을 설립하여 부동산 매입을 타진하곤 합니다. 하지만 법인을 새로 만들고 나면 당장 커다란 걱정거리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제 막 설립해서 매출이 단 1원도 없고 재무제표도 없는 신설법인인데, 깐깐한 은행에서 수억 원, 수십억 원짜리 부동산 담보대출을 과연 해줄까?"라는 의문입니다. 시중의 잘못된 부동산 야매 강사들은 무조건 매출이 있어야 한다며 편법을 권하지만, 제 경험을 바탕으로 내리는 결론은 "당연히 100% 가능합니다"입니다. 매출이 전혀 없는 갓 태어난 신설법인이 어떻게 은행의 높은 문턱을 넘을 수 있는지, 그 뒤편의 심사 메커니즘을 낱낱이 파헤쳐 드리겠습니다. ..
제주도 애월에 425세대짜리 아파트가 있는데, 단 1세대만 분양되고 424세대가 통째로 공매에 넘어갔습니다.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저도 순간 잘못 읽은 줄 알았습니다. 이 사태의 배경에는 지방 부동산 침체와 정부의 세제특례 정책이 맞물려 있습니다. 올해 말 일몰 예정인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주택 세제특례와 인구감소지역 세컨드 홈 특례가 1년 연장될 전망인데, 제가 제주도에서 10년을 살아본 입장에서 이 정책이 현실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악성 미분양의 실태 — 숫자보다 현장이 더 심각합니다일반적으로 미분양 문제는 통계로 접하게 되는데, 저는 그 통계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제주도에 10년째 거주하다 보니 지역 부동산 시장의 체감 온도가 어느 수준인지 몸으로 압니다.준공 후 미분양이..
대출을 막으면 집값이 잡힐 거라고 믿었습니다. 저도 한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습니다. 아파트 문을 닫아버리자 돈은 빌라 쪽으로 조용히 방향을 틀었고, 지금 서울 빌라 시장은 1년 사이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상태입니다. 이 흐름을 보면서 "규제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규제가 수요를 없앤다는 믿음, 실제로는 어땠나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를 강화하면 집값이 안정된다는 논리는 언뜻 합리적으로 들립니다. 대출이 줄면 살 수 있는 사람이 줄고, 수요가 줄면 가격이 내려간다는 단순한 공식이니까요. 일반적으로 이렇게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공식이 실제 시장에서 그대로 작동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역대 정부마다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습니다. ..
오늘날 중소기업을 운영하거나 작은 가게를 꾸려가는 소상공인들에게 '은행 문턱'은 거대한 통곡의 벽과 같습니다. 대출을 받기 위해 산더미 같은 서류를 들고 창구 앞에 서면, 마치 죄인이 된 것처럼 작아지고 '슈퍼 을(乙)'의 비참함을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금융 역사가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닙니다. 시대에 따라 은행은 자금을 공급하는 따뜻한 핏줄이 되기도 했고, 때로는 권력을 휘두르는 무소불위의 갑이 되기도 했습니다. 20년간 은행의 최전선에서 대출을 담당하며 은행의 흥망성쇠를 온몸으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과거의 은밀한 금융 문화부터 현재의 심각한 시스템적 부작용까지 가감 없이 폭로해 보겠습니다. 이건 온전히 제 개인적인 의견이며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아님을 밝힙니다.1. 대출계장이 왕이던..
주변에서 개인사업을 시작하신 분들을 보면 "나도 사업자등록증이 있으니 이제 한도가 더 많이 나오는 사업자 대출을 받아볼까?"라며 가볍게 접근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법인이라면 무조건 기업대출로 분류되니 명확하지만, 개인사업자는 '개인'과 '사업자'라는 두 가지 가면을 동시에 쓰고 있다 보니 어떤 대출을 받아야 하는지, 그리고 각 대출이 내 삶과 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헷갈려하기 마련입니다. 20년간 은행 창구에서 수많은 기업대출을 다루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대출과 기업대출의 본질적인 차이부터 정부의 눈을 피해 가며 진화했던 부동산 우회 대출의 역사까지 흥미롭게 풀어드리겠습니다. 1. 헷갈리는 사업자 대출, 구별하는 단 하나의 기준은 '자금의 용도' 개인사업자가 개인대출을 받아야 할지, 사업자대..